70대 여행자의 국내 기차 여행기

70대 어르신에게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활력소입니다.

저는 74세 어르신과 함께 5일간 국내 기차 여행을 동행하면서, 노년층이 느끼는 여행의 기쁨과 불편, 그리고 특별한 감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이번 여정은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대전, 전주, 부산, 그리고 강릉까지 이어지는 일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어르신은 청춘 시절 타고 다니던 기차를 다시 만나며 추억을 떠올리셨고, 각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과 문화를 경험하며 삶의 활력을 얻으셨습니다.

 

 

1. 여행 준비와 설렘

여행을 떠나기 전, 어르신은 작은 캐리어에 옷가지와 약봉지를 챙기셨습니다. 혈압약과 관절 영양제는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었습니다. 또한 기차 시간표와 숙소 위치를 메모지에 직접 적으셨습니다. 어르신은 “종이에 적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말씀하시며 꼼꼼하게 준비하셨습니다.

 

2. 서울에서 대전까지 – 익숙함 속의 시작

첫날 아침 9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소요 시간은 약 50분이었고, 좌석은 창가 쪽으로 예약했습니다. 어르신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옛날에는 이 길이 참 멀었는데, 이제는 금방 가네”라고 하셨습니다. 대전역에서는 오랜 친구를 만나 점심을 함께하셨습니다. 식사는 칼국수였고, 40년 전 직장 생활 시절을 함께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3. 전주 한옥마을 – 추억을 불러오는 맛과 풍경

둘째 날에는 전주로 향했습니다. 무궁화호를 타고 약 2시간 10분이 걸렸습니다. 어르신은 천천히 달리는 기차의 리듬을 즐기셨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 도착해 비빔밥을 드셨는데, “이 맛은 30년 전 출장 왔을 때 먹었던 그 맛과 똑같다”고 하셨습니다. 오후에는 한옥 골목길을 걸으며 옛날 초가집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리셨습니다. 손주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여러 번 말씀하시며 감회를 나누셨습니다.

 

4. 부산 – 활기찬 바다와 사람들

셋째 날, 전주에서 부산으로 이동했습니다. ITX와 무궁화호를 갈아타며 3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부산역에 도착하자 어르신은 곧장 자갈치 시장으로 향하셨습니다. 싱싱한 회와 해산물을 맛보며 “이런 맛을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오후에는 해운대 해변을 거닐며 바닷바람을 맞으셨습니다. 어르신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나이가 들어도 이런 풍경을 보러 올 수 있다는 게 큰 행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5. 강릉 – 여유와 평화의 마침표

넷째 날에는 부산에서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무려 5시간 가까운 여정이었지만, 어르신은 창밖 풍경을 기록하듯 눈에 담으셨습니다. 강릉에 도착해 주문진 어시장을 둘러보고, 커피 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셨습니다. 바닷가 의자에 앉아 “여기가 마지막이라 아쉽지만,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며 긴 여정을 마무리하셨습니다.

 

6. 기차 여행에서 느낀 어려움과 배움

여행 중 가장 큰 어려움은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르신은 무릎이 뻐근해 1시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셨습니다. 또,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를 때 체력이 부담되셨지만, 역마다 있는 엘리베이터와 직원의 안내 덕분에 불편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르신은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 즐겁다”는 교훈을 얻으셨습니다.

 

7. 노년에 떠나는 여행의 의미

이 여행에서 어르신은 단순히 도시를 이동한 것이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새롭게 설계하는 계기를 마련하셨습니다. “기차 여행은 멈추지 않고 달리면서도 창밖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내 인생도 그렇다”는 어르신의 말씀은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70대 어르신의 국내 기차 여행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삶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기차의 창밖 풍경은 과거의 추억을 불러왔고, 각 도시에서의 만남과 맛은 현재의 행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비록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행을 통해 얻은 성취감과 삶의 활력은 그 어떤 불편도 감싸고도 남았습니다. 노년의 여행은 젊음의 모험과는 다른 깊이를 지니며,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었습니다.